초반 130석에서 중반 110~130석으로 전망치 낮춰
잇단 막말, 코로나 대응 부족…중도·노년층도 돌아서
4·15 총선을 일주일 남겨둔 8일 미래통합당은 남은 선거유세 기간에 사표는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사활을 걸고 불리한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통합당은 자체 선거분석에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될 무렵 130석의 의석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선거 중반에 접어들면서 목표 전망치를 110~130석으로 낮춰 잡을 만큼 당 내에 위기감이 팽배해있다.
수도권에서 획득 가능한 의석수로 30~40석 안팎을 내다보고 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0곳 중 울산 6석은 거의 싹쓸이가 가능하고, 부산은 15곳은 우세, 3곳은 경합으로 보고 있다. 경남에서도 16석 중 김해 갑·을, 산청함양거창합천 등이 열세이거나 초접전 지역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석권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충청권에서 충북은 8곳 중 최대 6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점치고, 충남은 현역 의원 4명 모두 앞서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대전과 세종에서 열세를 보이는 곳이 많아 전체 28곳에서 차지할 수 있는 의석수는 20석에 다소 못 미칠 것으로 통합당은 판단하고 있다.
텃밭인 대구·경북에선 25곳 중 1~2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를 독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안보 프레임으로 보수층 공략이 수월했던 강원권(8곳)은 의외로 춘천, 강릉 등에서 민주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경합 혹은 열세를 보여 20대 총선과 달리 압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이 됐다. 호남과 제주 역시 직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당선자를 배출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다.
이 같은 비관론은 전체 의석수의 절반에 가까운 12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통합당은 분석하고 있다. 이 지역 유권자 특성 자체가 본래 중도성향이 많은데다 스윙보터(swing voter)로 불리는 부동층 표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통합당의 설명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도권 부동층이 안 움직이고 있는 게 문제”라며 “부동층이 여권으로 가거나 우리 쪽 지지자가 빠져서 여권으로 간 걸 일부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의 열세는 ‘n번방 발언’, ‘인천 촌구석’, ‘30~40대 무(無)논리’, ‘나이들면 다 장애인’ 등의 잇단 말실수가 악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고 코로나 국면에서 여당의 공격적인 ‘돈풀기’ 선거에 보수적인 노년층마저 표심이 흔들릴 만큼 전통 지지층의 이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백중세 지역구 중 9곳이 열세로 바뀌었다고 통합당은 전했다.
통합당은 초박빙 접전 지역이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력을 쏟아 선거운동 막판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당 지도부가 조국·문재인 정권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읍소 전략과 수도권 격전지 집중유세 전략으로 판세 뒤집기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 외연확장력이 강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9일 서울, 경기 지역을 넘나들며 분 단위로 쪼개는 강행군으로 수도권 선거유세에 올인할 것으로 알려졌고 유승민 의원도 같은 날 서울, 경기 지역을 돌며 선거운동을 지원한다.
김 위원장은 총선을 7일 앞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지난 3년 동안의 문재인 정권의 치적, 즉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관한 평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그 (조국)사태로 인해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아주 엄청난 상처를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서 과연 대통령의 리더십이 작동하는지, 안 작동하는지, 이해가 되지가 않는다”며 “지금 사실 사태가 굉장히 엄중한 사태이다. 그러잖아도 지난 3년 동안에 우리나라 경제가 굉장히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는데 코로나바이러스를 맞이함으로 인해서 그 경제상황이 아주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황교안 대표 선거유세 지원에 나서 “외교면 외교, 안보면 안보, 경제면 경제, 민생이면 민생, 탈원전이면 탈원전, 공정사회면 공정사회, 어느 것 하나 잘한 게 있으면 칭찬해줘야 하는데 그 중에 하나도 잘한 게 없기 때문에 이 중간평가 선거에서 반드시 그에 합당한 점수를 받아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정권심판을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조국을 살리겠나 윤석열을 살리겠나, 조국을 살리겠나 경제를 살리겠나.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진보학자 최장집 교수가 말했듯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온 건 집권 진보세력의 도덕적 파탄에 있다”고 힐난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은 내부적으로도 기강 잡기에 나섰다. 잇단 세대 비하 논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8일 제명한데 이어, 같은 날 TV토론회에서 ‘세월호 텐트 성행위’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가 즉각 제명을 지시했다.
당적 이탈(제명)로 후보직도 상실돼 통합당은 사실상 의석 2석을 잃게 되지만 이런 손실을 감수하고도 초강경 조치를 한 것은 총선 전체 판세에 미칠 파장을 염두해둔 측면이 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거유세 도중 차 후보의 막말 파문을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국회의원 입후보자가 말을 가려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그 사람 한 사람으로 다른 많은 후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조처를 취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부적절한 막말하는 사람에 대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차 후보 막말을) 보고받았을 때 굉장히 격노했다”며 “방송이 오늘(8일) 오후 5시30분인데 그 전에 조치하라고 강경하게 주문했다. 제명으로 무조건 처리하라고 지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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