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10일 유권자들은 48.1cm에 이르는 역대 최장 길이의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를 받아 들게 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새로운 공직선거법 시행과 함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과 자매정당, 군소정당 등이 난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선거에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은 35개. 정당투표가 실시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정당이 후보를 냈다. 이미 국외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한 유권자들은 처음 보는 ‘괴물 투표용지’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투표소 현장에서 인쇄하는데 끝도 없이 나와서 인쇄를 해주는 직원과 함께 웃었다”며 “두 번을 접어도 회송용 봉투에 잘 들어가지 않아 세 번을 접었다.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당별 기호도 주의해야 한다. 비례대표용 투표용지엔 기호 1, 2번 없이 3번 민생당이 첫 번째 칸에 기재됐다. 원내 1, 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위성정당을 활용했기 때문. 의석수에 따라 3번부터 7번까지는 민생당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우리공화당이 배정됐고 각각 원내 의석 1석을 가진 민중당 한국경제당 국민의당 친박신당 열린민주당은 차례대로 8번부터 12번까지를 차지했다.
선거법 개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지만 군소정당의 원내 진입은 여전히 넘기 어려운 산이다. ‘정당 득표율 3% 이상 득표 시 의석 배분’이라는 선거법상 ‘봉쇄 조항’이 있기 때문.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 가운데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등 5개 당만 3%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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