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인 풀루토늄 생산은 중단했지만 또 다른 핵물질인 우라늄의 재처리 활동은 지속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핵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리 하이오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에 새로운 플루토늄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우라늄을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재처리하는 활동은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이오넨 차장은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핵무기에 쓰기 위해 우라늄 광석을 화학공정을 통해 고농축하는 과정 등의 재처리 활동은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북한이 핵 억지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다가 우라늄 재처리 활동 시설들이 북한 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의 우라늄 재처리 활동의 일부 혹은 전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싱크탱크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의 보고서에는 북한이 인산비료 공장에서 우라늄을 추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이오넨 차장은 “분명한 증거가 없지만 북한의 핵물질 생산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은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보고서에 대해 “공개된 외부정보 수집과 분석 또 적절한 안전조치 정보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앞서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마가렛 크로이 연구원은 지난 6일 북한이 인산비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중간 생산물인 인산으로부터 우라늄 정광을 추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크로이 연구원은 “주로 위성사진을 통해 연구한 것이라 북한이 실제로 비료공장에서 우라늄을 추출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비용이 저렴하고 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샤론 스쿼소니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북한이 인산비료 생산 과정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지금 핵사찰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라늄 광산에서 직접 우라늄을 채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향후 비핵화 협정에 서명한 후 국제사회를 속이기 위해 비료공장에서 우라늄을 생산할 순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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