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독립선열의 정신과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깊이 새기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끼리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며, 나아가 세계와도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어울쉼터에서 열린 제101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및 기념관 기공식에 참석해 “100년 전 선열들이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듯, 오늘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19’의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은 성숙한 자제력과 인내심으로 일상을 양보해 주셨고, 서로 나누고 격려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면서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독립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에 함께 맞서면서 우리는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내 행동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성찰하며, ‘우리’를 위한 실천에 함께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사회·경제적 위기는 더욱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위기가 오든 우리는 국민의 통합된 힘으로 다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 “오늘의 우리를 만든 뿌리다. 대한민국의 법통이며 정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1919년 4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에 빼앗긴 우리 민족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수립했고, 우리가 독립국 민주정치의 자유민임을 선언했다”며 “이민족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군주주권의 역사를 국민주권의 역사로 바꾸었고, 전제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의 새 역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는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걸었지만, 결코 혼자인 적이 없었다”며 Δ국내와 해외 동포들의 피와 땀이 담긴 성금 Δ1935년 상해를 떠나 1940년 중경에 임시정부를 꾸릴 때까지 겨레와 함께 한 6000km의 대장정 Δ1941년 일제와의 전면전 선포 및 1942년 광복군 창설 등을 소개했다.
그는 “임시정부의 치열한 독립투쟁과 줄기찬 외교적 노력으로 1943년 ‘카이로 선언’에서 우리는 식민지 나라 중 유일하게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며 “임시정부가 진정 위대한 것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항전 속에서 민족의 역사를 변화시키고 민주적 역량을 발전시킨 것이다. 인내와 헌신, 연대와 협력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단단히 다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山溜穿石)는 석오 이동녕 선생의 좌우명을 언급,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 바탕에는 평범한 이들이 보여준 용기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었고, 불의에 당당히 맞서는 인간의 위대함이 있었다”며 “장구한 세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임시정부의 선열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12월 현직 대통령 최초로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고, ‘임시정부 기념관을 짓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상기시킨 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1주년을 맞은 오늘 그 기념과 함께 드디어 기공식을 하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오늘의 역사로 우리 곁에 두기 위해서다”라면서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은 단지 ‘반일’에 머물지 않았다. ‘자주독립’과 함께 인간의 존엄을 본질로 하는 ‘자유평등’, 성별, 빈부, 지역, 계층, 이념을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 인류의 문화와 평화에 공헌하는 ‘인류애’라는 위대한 정신을 유산으로 남겨줬다”고 밝혔다.
그는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과 관련, “기념관에는 나라의 주인으로 일어난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 대한민국을 세운 수많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이다. 우리 군과 경찰의 뿌리도 함께 남겨질 것”이라며 “광복이 우리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우리는 2021년 완공될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에 영원히 새길 것이다. 친일이 아니라 독립운동이 우리 역사의 주류였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3·1독립운동의 유산과 임시정부의 정신이 오늘에 살아있게 하고, 우리 미래 세대들이 새로운 역사의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고 알리는 일을 잠시도 멈추지 않겠다”면서 Δ전국 독립유공자 합동묘역 12개소와 6·25 전몰군경 등이 안장된 국가유공자 합동묘역 45개소를 국가관리 묘역으로 지정하려는 ‘국립묘지법 개정안’ 의결 Δ위탁병원 확대 등 국가유공자 보훈 강화 등을 설명했다.
이어 “‘독립·호국·민주’에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에 대한 보훈과 예우는 국가의 존재가치와 품격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일상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국가의 도리를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고난과 역경에 맞설 때마다 우리에게 한결같은 용기의 원천이 돼줬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은 우리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때도, 분단과 적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을 꿈꿀 때도, 포용과 상생이라는 인류의 가치를 구현해갈 때도, 언제나 가장 큰 힘이 돼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