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정당의 상징적 인물이 출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는 이 지역구들에서 밀린다면 선거 후 후유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광진을은 여야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으로 손꼽힌다. 이곳 유권자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가슴에 다섯 번이나 배지를 달아줄 만큼 보수진영에 인색한 곳이다. 민주당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합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민주당 고 후보가 통합당 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8일 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이달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광진구 선거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고 후보의 지지율은 50.9%, 오 후보의 지지율은 40.1%다. 지지율 격차는 10.8%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고 후보가 53.1%, 오 후보가 41.5%로 비슷한 차이가 이어졌다. 당선 가능성에서는 고 후보가 51.4%, 오 후보가 30.9%로 20%p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3월 중~하순 이뤄진 네 차례의 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 격차가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광진을을 찾아 고 후보에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 전 실장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2일 첫 유세 지원으로 고 후보를 찾은 바 있다.
통합당은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으나, 패할시에는 ‘한 명’의 대권잠룡을 잃는다는 측면에서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 종로에서 이낙연 민주당 후보에게 고전하는 황교안 대표나,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는 만큼 오 후보의 선전은 필요하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서울 동작을은 지난 8년간 보수진영이 깃발을 꽂은 곳이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수진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 양상을 보여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다만 오세찬 우리공화당 후보가 ‘건강악화’ 이유로 사퇴하며 나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점이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심이다.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혼전양상이다. 국민일보·CBS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40.9%, 나 후보는 44.1%를 기록했지만, 중앙일보·입소스의 지난 7~8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3.6%, 나 후보가 37.9%를 보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동작을은 영등포와 관악, 강남·서초를 아우르는 남부벨트의 핵심지로 민주당은 이곳에서의 승기가 강남권으로, 통합당은 영등포와 관악, 구로 등으로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연수을이 최대 격전지다. 민주당 정일영, 통합당 민경욱,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나선 3파전 양상인데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와 민 후보의 1, 2위 다툼이 치열하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두 사람에게는 밀리지만 20% 안팎이라 무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선거 막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난 12일 이곳을 찾아 “남은 3일 동안 21대 총선 변수 하나는 정의당이 교섭단체 될 수 있느냐이며, 그래서 국민의 시선이 이곳 연수을로 집중되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진보개혁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호 6번 이정미가 당선되어야 진정한 승리라는 것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 부산의 부산진구갑과 대구 수성갑,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눈에 띈다.
먼저 부산진갑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여론조사가 13건으로 얼마나 큰 관심을 받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이자 부산에서 민주당 소속 유일한 3선 김영춘 후보가 나선다. 통합당에서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현역 김 후보에게 도전한다.
부산진갑은 남구을과 함께 통합당 부산 18석 ‘싹쓸이’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곳들이다. 두 곳 모두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13번의 여론조사 상으로는 김 후보가 9번을 이겨 우위가 점쳐지기도 하나, 대부분 오차범위 내의 격차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에서는 단연 수성갑이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대구 12석 전석 석권을 노리는 통합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역은 민주당 김부겸 후보이며, 통합당은 주호영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모두 4선 중진의원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5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김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주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이 1석이라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도 대구는 전석 승리가 가능하다며 지도부 차원의 별도 유세도 없는 상황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선 야당 후보에게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수성구 주민들의 현장 민심은 전혀 다른 양상”이라며 “오히려 4년 전보다 지금의 분위기가 더 좋다. 여론조사 결과가 약이 됐다”고 막판 뒤집기를 자신했다.
강원은 이번에 분구된 춘천철원화천양구, 그중에서도 김진태 의원이 출마하는 ‘갑’ 선거구가 핵심이다. 민주당에서는 허영 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판세는 허 후보가 다소 유리한 양상이다. 수차례의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막판 보수결집이 일어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총선 강원에서 총 8석 중 7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는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최소 3석을 목표로 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동권에서 통합당이 앞서는 반면 영서권에서는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는 모습인데, 김 후보가 지역구를 내줄 경우 강원 전체 결과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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