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분당, 이번엔 누가… ‘차기대선 가늠자’ 부울경 성적표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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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선택의 날]표심 어디로… 5대 관전 포인트

개표 작업 마지막 점검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 등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실전 운용을 위한 모의연습을 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는 투표지분류기로 개표를 진행하지만, 비례대표 정당투표의 경우 수개표로 진행돼 개표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보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개표 작업 마지막 점검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 등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실전 운용을 위한 모의연습을 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는 투표지분류기로 개표를 진행하지만, 비례대표 정당투표의 경우 수개표로 진행돼 개표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보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양자대결 구도 속에 치러질 4·15총선. 전례 없는 비례 위성정당의 난립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변수가 적지 않았던 21대 총선 핵심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1) “수도권을 차지하는 자가 이긴다”

전체 253개 지역구 의석의 47.8%인 121석이 걸린 수도권은 21대 총선 판세를 좌우하는 분수령이다. 특히 20대 총선과 달리 확실한 제3의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수도권 사생결단’을 벌이게 됐다. 선거 일주일 전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스스로를 ‘무당층’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17%에 육박할 만큼 일부 지역의 민심은 아직 안갯속이다.(한국갤럽 7, 8일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년 전 서울(전체 49석)에서 35석, 인천경기(73석)에서 47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보다 10석은 더 추가하겠다”며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분위기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121곳 중 91곳 이상 확보를 전망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는 전날에 이어 14일 선거 전 열린 마지막 당 회의에서 “수도권은 여전히 절반 이상이 경합이라 승패 가리기가 어렵다”며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수도권 선거의 포인트는 과연 통합당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빼앗긴 텃밭을 얼마나 되찾아 올 수 있느냐다. 4년 전 집권 여당이었던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 강남을, 송파을, 송파병 등 ‘강남벨트’를 비롯해 전통 표밭이던 경기 성남 분당과 경기 남부 일대를 민주당에 내줬다. 이곳의 탈환 여부와 함께 민주당 현역들이 지키는 서울 용산, 광진을, 송파을과 경기 고양정, 분당갑, 용인정에서의 성패가 통합당의 전체 판세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수도권 36석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선거에 임박해 터진 세대 비하 논란과 세월호 유가족 관련 막말 파동 등으로 중도 표심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 14일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예기치 않은 파동 때문에 기세가 올라가다가 좀 주춤하거나 꺾이는 현상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2) 차기 대선 교두보인 부울경 성적표

수도권이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라면 부산울산경남은 2년 뒤 치러질 대선 표심을 미리 점쳐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표심 쏠림 현상이 뚜렷한 대구경북, 광주전남과 선거 때마다 반반으로 표심이 갈리는 충청권을 제외하면 결국 부산울산경남의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으로 가는 교두보가 마련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부산울산경남을 미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이 지역에 김태호 후보(무소속·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등 보수 진영 인사들과 민주당 대권주자로 도약하려는 김영춘 후보(부산 부산진갑), 김두관 후보(경남 양산) 등이 대거 포진해 있는 이유”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이 20대 총선 이후 이어온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부산울산경남은 19대 총선까지만 해도 보수 우세 지역이었지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점점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으로 바뀌어 왔다. 실제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4년 차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19대의 3석에서 대거 늘어난 8석을 확보하고 이듬해 대선에서 10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국 사태’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을 겪으며 부산울산경남에서 어려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다시 ‘현상 유지’ 쪽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이번 총선에선 부울경에 확실한 승기를 꽂겠다던 통합당은 ‘코로나 정국’ 이후 늘어난 정부 여당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3) 비례대표 표심은 어디로

21대 총선에서는 역대 최대인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47석 갈라먹기 싸움에 뛰어들었다. 실제 10, 11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 때 1, 2번 없이 3번(민생당)부터 시작하는 비례대표 용지를 보고 “어딜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첫 번째 칸의 민생당과 다섯 번째 칸의 정의당에 의외로 민주당 지지층 표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거대 양당의 ‘꼼수’ 비례정당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제3의 정당 또는 군소 정당을 선택할 유권자들이 얼마나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4) 세대 균열 현상

21대 총선에서도 세대별 지지 정당이 갈리는 균열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30대와 40대는 각각 49%, 54%가 민주당을 지지했고, 60대 이상은 37%가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투표 연령이 만 18세 이상으로 낮춰진 가운데 18∼29세 무당층이 32%에 이르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5) 코로나19 영향 얼마나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은 사상 초유의 ‘언택트(비대면)’ 선거다. 대면 선거운동 최소화로 정치 신인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봤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실제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속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 중국 등 주요 55개국 91개 공관에서 재외국민 투표가 이뤄지지 못한 점도 변수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지훈 기자
#4·15총선#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비례정당#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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