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준연동형 허점 악용한 위성정당
졸속 창당-공천에 의원 꿔주기도… 다음 국회 내내 비판 이어질 전망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꼼수’가 결국 선거에서 통했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출범시킨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21대 국회에서 18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 이후 민주당과 통합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할 경우 지역구 의석을 많이 차지하는 거대 정당은 불리해진다는 점을 우려해 각각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선거법 개정 취지에 반하는 꼼수”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두 정당은 아랑곳 않고 졸속 창당부터 졸속 공천, 엉터리 공약 남발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선거철에 접어들면서 노골적인 ‘한 몸 유세’도 이어졌다. 두 당은 선거 기간 내내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이어갔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두 당의 기호인 숫자 1과 5가 크게 적힌 ‘쌍둥이 버스’를 선보였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자매정당’이라고 부르며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두 번째 칸’을 찍어달라고 홍보했다.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두 번째 칸을 차지할 수 있도록 일찌감치 현역 의원 꿔주기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작전들에 힘입어 제1, 2정당들이 비례대표 전체 47석 가운데 40석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 셈이라 21대 국회에서도 내내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생당은 위성정당을 ‘위헌 정당’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다른 범여권 비례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철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한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극렬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 결과적으로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높였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이 결국 민주당에 좋은 일을 시킨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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