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홍준표(대구 수성을),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김태호 후보(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가 21대 국회에 생환했다.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충격의 패배를 당한 상황에서 이들 거물급 무소속 당선자의 행보에 따라 야권 재편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 ‘컷오프 4인’ 모두 생환
지역구를 두고 당 공천관리위원회와의 갈등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 후보는 16일 0시 30분경 통합당 이인선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홍 후보는 당초 고향인 경남 창녕 출마를 준비했다가 경남 양산을로 옮겼고, 최종적으로는 대구 수성을 지역에서 완주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윤 후보는 4년 전인 20대 총선에서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대 총선과 이번 총선에서 두 번 연속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은 윤 후보가 유일하다. 윤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위대한 민심의 승리”라고 말했다.
역시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권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의 접전 끝에 승리했다. 4선의 권 후보는 강원 지역 최다선이자 강원 유일의 무소속 당선자가 됐다. 권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정말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출발했고, 춥고 외로운 무소속 후보의 여정이었지만 시민들이 함께해 주셔서 행복했다”며 “온전히 강릉시민의 승리이자 쾌거”라고 밝혔다.
당의 수도권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인 통합당 강석진 후보를 누르고 3선 고지를 밟았다. 김 후보는 “큰 정치력을 가지고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 야권 거물 공백 메우나
거물급 무소속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통합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의 개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통합당의 거물이 줄줄이 낙마한 상황에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임박한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에서 이 무소속 당선자들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4선의 권 후보는 “통합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와 윤 후보, 김 후보는 당권 도전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무소속 당선자들은 당선 일성으로 통합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권 후보는 “시민께 약속드린 대로 즉시 통합당에 복당 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김 후보 역시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복당 여부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구하겠다. 보수 진영이 어떻게 재편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내 역할을 고민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 여당의 ‘호남 석권’ 막은 이용호
한편 범(汎)여권 진영에서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에 출마한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했다. 민주당은 호남 28개 지역구에서 이곳을 제외한 27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의 ‘호남 석권’을 이 후보가 막은 셈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던 이 후보도 머지않아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선거 과정에서 약속드렸던 것처럼 시군민의 뜻에 따라 민주당에 들어가 임기 중반을 지난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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