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천정배 울린 ‘소녀가장’ 양향자 “16살때 한 약속 지켰어요” 부친 묘에 당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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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6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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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서구을 후보(오른쪽)가 지난 15일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남편 최용배씨, 홀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서구을 후보(오른쪽)가 지난 15일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남편 최용배씨, 홀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양향자 광주 서구을 당선자가 16일 아버지 무덤에 당선증을 올리면서 “아빠, 여중 3년때 드린 약속을 또 지켰다”며 울컥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후보로 나서 7선을 노리던 천정배 민생당 후보를 꺾은 양 당선자는 이날 어머니께 꽃다발과 당선증을 받친 뒤 큰절을 올렸다. 이어 아버지 산소를 찾아 당선증을 올린 뒤 38년전 아버지가 운명하실 때 “홀어머니를 제가 잘 모시겠다”고 한 약속을 또 지켰음을 알렸다.

◇ 중3때 부친 별세로 16살 소녀가장이 된 양향자…여상 출신 첫 삼성전자 임원

양 당선자는 우리나라 최고기업이라는 삼성전자에서 ‘여상출신 첫 임원’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중3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소녀가장이 된 양 당선자는 집안을 책임지겠다며 광주여상에 진학, 1985년 졸업과 동시에 삼성반도체에 입사 메모리 설계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단순업무밖에 할 수 없었지만 특유의 성실성으로 대졸 엘리트 사원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제자리를 마련했다. 간청끝에 들어간 사내 일본어반에서 가장 먼저 일본어 자격증을 획득한 뒤 당시만해도 일본이 판치던 반도체 관련 서류를 번역하고 일본 관계자 통역을 담당하면서 ‘양향자’이름을 조금씩 알려 나갔다.

사내 대학, 한국디지털대를 거쳐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까지 주경야독으로 실력을 닦은 그는 2014년 월급쟁이의 꿈이라는 별(임원·상무)을 달았다. 삼성전자 역사상 첫 여상출신 임원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양 당선자는 그런 영광보다는 ‘부끄럽지 않는 딸, 가족을 책임지겠다’며 아버지에게 한 약속을 보란 듯이 지킨 것이 더 기뻤다.

◇ 20대 낙선 뒤 천정배와 리턴매치서 승리, 광주여상 출신 첫 국회의원…38년전 아버지와 약속 지키다

2016년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양 상무는 학벌, 지역, 성별 등 우리 사회의 수많은 차별을 혁신하는 아이콘으로 모든 월급쟁이, 고졸자, 직장맘들의 롤모델이다”며 그를 당의 인재로 영입했다.

양 당선자는 정치입문과 동시에 20대 총선에 뛰어들었지만 5선관록에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화려한 이력의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에게 패했다. 또 광주시장 경선에도 나섰지만 정치기반이 약해 이용섭, 강기정후보에 이어 3위로 미끄러졌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천 의원을 상대로 설욕을 한 양 당선자는 아버지 무덤을 찾아 ‘부끄럽지 않는 딸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음을 또한번 고했다.

아울러 양향자 당선자는 모교에 ‘광주여상 출신 첫 국회의원’이라는 기쁨도 안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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