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박김’ 쓴소리 없는 민주당…소신파 균형추 찾기 과제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1일 17시 23분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진보·개혁진영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이른바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결론 도출을 시도한다. 2020.3.8/뉴스1 © News1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진보·개혁진영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이른바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결론 도출을 시도한다. 2020.3.8/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당내에서 ‘쓴소리’, ‘소신파’로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이 대부분 다음 국회에선 볼 수 없게 됐다.

이로써 당 주류인 친문(친 문재인) 세력에 대한 당내 견제장치가 없어지며 앞으로 ‘조국 사태’ 와 같은 여당에 악재가 터질 때 균형을 잡아줄 세력을 잃게 됐다는 점은 민주당의 새로운 걱정으로 남게 됐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의 대표적인 소신파으로 ‘금박김’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의원 중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만 21대 국회에 입성하게됐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모두 초선의원이었지만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며 당의 균형추를 잡아왔다는 평가가 많았었다.

소신파 가운데 유일하게 생환한 박 의원은 다음 국회에서도 소신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4·15 총선 당일 당선 소감으로 “지지에 담긴 뜻을 받들어 더 소신 있게 정치하겠다. 할 일은 제대로 하고 할 말은 똑바로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 연제에서 승리했던 김 의원은 최고위원까지 꿰차며 첨예한 이슈 때마다 당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다. 그는 Δ조국 사태 Δ문희상 아들 공천 논란 Δ‘조국백서 필자’ 김남국 변호사 공천 Δ비례대표용 정당 창당 반대 등에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총선 당선인들에게 “경우에 따라서는 99명이 ‘네’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일에는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신을 지키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금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에 기권표를 던지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내로남불’ 문제를 정면으로 저격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지난달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외에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최운열 의원도 경제 영역에서 주류 세력을 견제해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최 의원의 역할을 누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당 안팎에선 이 소신파들이 재선에 성공해 조금 더 무게감을 가지고 당내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었다.

당의 목소리가 한쪽으로 쏠릴 때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가 나와야 열성 지지층 외에 중도층의 표심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에 들어온 영입인사 중에서도 쓴소리 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됐던 조응천 의원은 공수처법 등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히며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는 소신파 의원들에게 고마워 해야 할 정도로 이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며 “소신파 중 낙선하거나 불출마 한 인물들에게 당직을 맡게 해야 당이 더욱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의 민주당 한 의원도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로 들어오면서 당의 스피커가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더욱 커졌는데 주요 고비 때마다 균형추를 잡아줄 새로운 인물들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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