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은혜 당선자(49·경기 성남 분당갑·사진)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초상집이라 요즘 매일 ‘사과 인사’ 하러 다니고 있다”며 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 당선자는 16일 새벽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을 상대로 1128표 차 신승이 확정된 후부터 매일 동네에서 당선 인사 대신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팻말을 목에 걸고 주민들을 만나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는 식이다.
김 당선자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으로 갈라졌던 보수 진영을 한데 묶어 통합당을 출범시키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후 격전 끝에 성남 분당갑 의석을 탈환했지만 당이 참패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에 사지(死地)였던 경기도에서 살아남은 이들 모두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당선자는 여당에 대한 비판에만 의존해 안일했던 보수야당을 혁신해 품격 있고 미래를 맡길 수 있는 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유권자들을 만나 보니 보수가 지켜야 했던 가치는 책임과 헌신,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이라며 “이런 가치를 품고 가야 할 길을 정하겠다”고 했다.
성남 분당갑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될 김 당선자는 21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지어진 지 30여 년 된 분당 1기 신도시 재개발과 재건축 등을 법제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MBC 앵커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KT 전무, MBN 특임이사를 지낸 김 당선자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한 뒤 관철시키는 것은 언론과 정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복잡다단한 노력을 하면서 서로가 손잡을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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