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의 관심이 이해찬 대표 후임자를 뽑는 8월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전대 출마 여부가 화두에 오르면서 홍영표 우원식 송영길 의원 등 다른 당권 주자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전 총리가 ‘당권이냐, 대권 직행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이낙연 전대 출마의 세 가지 변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총리의 전대 출마를 두고 세 가지가 변수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원이 최대 관건이다. 이 전 총리가 문재인 정부 최장수 총리를 지내면서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받은 만큼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황이다. 다만 당권에 이어 차기 대권까지 겨냥하고 있는 이 전 총리로서는 당내 주류인 친문 진영의 지지와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전 총리는 총선 승리 직후 이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와 함께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총리가 전대에 나오면 당 대표에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며 “원내대표에 출마하려는 일부 친문 주자도 이 전 총리의 지지를 받으려는 듯 전대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당권을 노려온 주자들에겐 이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이 과욕으로 비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대표를 맡아야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 등 상처만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대 국회에서 낙마한 김부겸 김영춘 의원 등 대선 후보군의 전대 출마 여부도 남아 있다. 이들이 전대에 나설 경우 대권 대신 당권을 선택하게 된 것인 만큼 이 전 총리가 출마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다만 이미 총선 과정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 측은 “김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고, 김영춘 의원 측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 전대 출마의 이해득실은?
이 전 총리가 전대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민주당의 중도층 흡수와 대권 가도를 위한 당내 기반을 확보하는 데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총선 전날인 14일 서울 종로 지역구의 마지막 유세에서 “민주당이 때로는 오만하고 국민의 아픔을 잘 모르는 것 같은 언동도 하는데 제가 그 버릇을 잡아놓겠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이 전 총리가 전대 출마에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대에서 친문 진영 주자와의 과열 경쟁으로 후유증이 생긴다면 오히려 이 전 총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내년 3월까지 8개월짜리 당 대표를 지낸 뒤 다시 새 대표를 뽑아야 하는 것도 리더십의 연속성 측면에서 이 전 총리에게 불리한 지점이다. 이 때문에 이 전 총리가 전대 출마 대신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 당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을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전 총리는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주변에 전대 출마와 관련해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며 “코로나19 극복에 매진하겠다”고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는 총선 이후에도 유지하기로 했지만 회의는 비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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