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與 당선인들에 서한…“국민 앞에 겸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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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22일 14시 52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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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대 총선 민주당 당선인들에게 “항상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의석을 주신 국민의 뜻을 우선해야 한다”며 “나 자신의 생각보다 당과 정부, 국가와 국민의 뜻을 먼저 고려해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2일 민주당은 이 대표가 총선 이틀 뒤인 17일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한에서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한 적이 있지만 우리는 승리에 취했고 과반 의석을 과신해 겸손하지 못했다”며 “국민이 원하시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 생각만 밀어붙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일의 선후와 경중과 완급을 따지지 않았고 정부와 당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웠다. 그 결과 우리는 17대 대선에 패했고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겨우 81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우리는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152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을 추진하다가 여야 관계 악화와 당내 계파 갈등을 겪으며 지지율이 추락했다.

이 대표는 압승을 거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국회의원 7선을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뜻에 막중한 책임감과 동시에 서늘한 두려움도 느낀다”며 “이렇게 크게 맡겨준 뜻을 잘 받들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만약 우리가 그 뜻을 잘 받들지 못하면 우리도 언제든지 심판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급한 책무는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사회적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치밀하되 과감해야 하며, 야당과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의 통합적 관계를 이뤄내야 한다”며 “이 일을 제대로 해내야 민주당이 추구해 온 다른 여러 개혁과제를 동시에, 혹은 뒤이어 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마지막 소임이었던 21대 총선 성과를 뒤로하고, 28년간 봉직한 의원직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민주정부 4기’를 창출할 책임은 오롯이 여러분에게 있다”며 “공인으로서 이 막중한 책임을 항상 꼭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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