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김종인, 비대위가 넘어야 할 3가지 허들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4일 15시 40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토론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4.24/뉴스1 © News1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토론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4.24/뉴스1 © News1
미래통합당이 24일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한 당의 지도체제로 결국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택했다. 김종인호는 출범 전부터 당내 반발이 컸다. 소수 야당으로서 대여투쟁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당내 통합을 이루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적 열세를 대안 제시로 돌파하는데 있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총선 이후 당 진로와 관련한 최고위와 당내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당내 반발을 누르는 것이다.

심 권한대행은 ‘김종인 비대위’ 결정을 위해 20대 국회 현역 의원들과 21대 총선 당선인들을 전수조사했다. 다수가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 의견을 보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당의 중진급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당헌·당규를 고쳐서라도 김종인 비대위를 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후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까지 언급했다.

이들은 과거 통합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수차례 비대위를 설치해 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성공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대위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당내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김종인 비대위로 당 지도부가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불만이 여전한 상황이다. ‘전권 비대위’로 대표되는 강력한 비대위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반발부터 대응해야 한다.

이번 총선 결과 나타난 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외연확장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크게 보면 중도층이라고 부르는 계층이지만 세부적으로는 2030 젊은층과 여성층, 수도권 중산층이 그들이다. 현재 통합당은 영남 보수층이라는 코어 지지층을 빼고 나면 정치적 기반이 극도로 좁아진 상태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강세로 여겨졌던 영남권과 군부대가 밀집한 강원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패배했다. 서울에서도 강남 3구에서만 의석을 지켰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영남 자민련’ ‘강남당’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회의 후 “총선 민의는 수도권 참패이고, 중도권 이탈”이라며 “김종인 비대위는 총선 민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81세의 노(老) 정치인 김 전 위원장에게는 당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이번 총선 패배와 관련해서 당내에서는 ‘830 세대(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가 당의 중심에 서는 과감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이른바 ‘청년벨트’를 구성해 젊은 후보들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당의 젊은 인재들을 험지로 보내 살아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통합당의 30대 당선인은 서울 송파갑의 배현진 당선인뿐이다. 송파갑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배현진 개인의 높은 인지도가 승리의 원인이지 당이 젊은층에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의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두는 것에 대한 반발이 나온 것도 그의 나이와 무관치 않다. 김 전 위원장 측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에 있어서 청년 인사를 대거 기용하는 데 대한 고민 역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수 진영이 나가야 할 가치를 정하는 것”이라며 “청년인사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비대위를 만들어야 의미있는 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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