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공식 결정했지만 당 내 일부 중진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낙선한 기존 지도부가 당선자 84명의 토론 절차 없이 당헌당규상 권한을 내세워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다보니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통합당 최고위원 10명 중 유일한 당선자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24일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임기와 권한에 제약없는 ‘무소불위 비대위’라고 주장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고위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에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권한과 기간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억지 주장이며 다음 대선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절적하다”며 “김 전 위원장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게 아니라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에 출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결정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참패의 원인 성찰이 선행돼야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현역과 당선자 142명에게 전화로 단답형 전수조사를 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며 “사실 우리는 자멸이란 표현이 정확하다. 비대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왜 졌는지 스스로 알아내야한다”고 했다. 이어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가야할 길을 찾아야 비대위든 전당대회든 답이 쉽게 나온다”며 수도권에 출마했던 후보 121명이 한 데 모여 교황 선출 토론(콘클라베)과 같은 방식의 무제한 토론을 제안했다.
당내 반발이 계속되자 김 전 위원장과 일부 중진 당선자들은 주변 의원과 당선자에게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전권을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설득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4선이 된 권영세 당선자 등을 만나 “임기 2년과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전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이 된 정진석 당선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김종인 외엔 대안이 없다’며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 안건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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