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70% 선 지급 후 방위비 분담금서 공제 방안
정부 고위관계자 "미국 측, 특별한 이의제기 없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을 이유로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4000여명이 지난 1일부터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미국 측에 이들에 대한 인건비를 70% 수준에서 선(先)지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주한미군 근로자에게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앞으로의 협상 타결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지급 시 공제하는 방안이다. 미국 측에서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방위비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인 근로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한미 대비 태세의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다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고위관계자는 “우리 정부에서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있는 4000여명의 한국 근로자에 대해 70%의 임금을 먼저 주고 나중에 한미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면 공제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보한 시점은 꽤 됐고 미국 측에서는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사령부 지난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 9000명 가운데 3200명을 필수 인력으로 남기고 5800명에 대한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무급휴직 압박 카드로 방위비 증액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무급휴직 사태 현실화를 막기 위해 미국에 인건비 우선 해결 제의를 위한 교환각서 체결 등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일관되게 거절했다. 인건비를 먼저 타결할 경우 본 협상 타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에 따라 특별법을 제정해 우리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긴급생활자금 대출 지원 등의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한미는 앞서 지난 1일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피하고 20대 국회 비준을 위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실제 같은 날 한미가 지난해 분담금(1조389억원)보다 10~20% 인상된 1조2000억대, 협상 유효기간은 5년에 합의하는 등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하루 만에 타결 임박설이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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