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당선자 총회서도 비대위 논의 진통 “찬반 비슷”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8일 14시 38분


"비대위 갈 거냐 전당대회 갈 거냐 찬반 의견 다양"
"김종인 비대위 찬반 반반…강행하면 시끄러울 것"
"당선자들에 전권 달라" vs "현역의원 의견도 소중"

미래통합당은 2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의결하기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 전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 당 수습방안을 두고 논의했으나 진통을 겪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등 총선 이후 지도체제와 당 수습 방안 등을 3시간여 동안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비대위 추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의견과 당의 혼란을 시급히 추스리기 위해선 전당대회 대신 비대위를 서둘러 출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진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주장한 반면 초선 당선자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와 권한이 불명확한 만큼 전국위 소집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격론 끝에 당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이날 오후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총선에서 3선을 달성한 김태흠 의원은 총회에서 “심재철 대표권한대행이 할 일은 당선자 총회에 앞으로 당의 진로나 미래나 모든 걸 맡겨라, 그리고 국회 일만 하라. 그리고 필요하면 최고위에서 일단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미루고 당선자 총회에서 앞으로 미래의 방향이나 모든 부분을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대위를 반대하는 쪽이 더 많은가’ 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며 “김종인보다 절차가 문제 있으니까(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위 절차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내용을, 소위 논의도 없이, 그런 절차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전국위 소집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3선에 오른 장제원 의원도 “(비대위 찬반 의견이) 비슷비슷하다. 반반이면 못 한다고 봐야 한다”며 “내가 볼 때 이 정도 되면 (비대위는) 하면 안 된다. 리더십이 확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거의 많은 의원들이 반반인데, 중진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가자’는 거고 젊은 분들은 ‘이건 안 된다. 당선자 총회에 전권 맡겨서 당선자 총회에서 밤새더라도 의논하자’고 한다”며 “내가 볼 때는 강행하면 시끄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총회 참석자 간 의견이 분분하자 당 지도부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가부를 묻기로 했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회에서) 비대위 갈 거냐 전당대회로 갈 거냐, 김종인 비대위를 찬성, 반대하는 의견들이 다양하게 나왔다”며 “(의견 수렴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당선자들 의견도 소중하지만 그럼 지금 현역 의원들의 의견들도 소중하지 않는가”라며 “전체적으로 당의 최고 지도체제 결정하는 기구는 전국위다. 전국위에서 아마 방금 논리들이 제기되리라 생각한다. 오늘 당선자 총회에서 전국위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을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의 수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수용하겠죠?”라고 낙관하면서 “민주주의지 않나. 9명일 때 5대 4면 어디로 가야하나. (만장일치가 아니더라도) 그러나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체제가 중요한 안건이고 많은 당선자들 의견은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과 기한이 어느정도 특정되길 원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당선자 총회가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어쨌든 오후 상임전국위, 전국위는 예정대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최선은 아니겠지만, 차선 또는 차악으로라도 카리스마가 있는 비대위원장에게 한번 맡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선거 참패로 인한 충격, 개표 논란, 거대여당에 대한 견제, 선거 참패 이후 지지층의 위축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전당대회를 치루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도 든다”고 했다.

그는 “자칫 선거 참패 이후 당권으로 내부가 분열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우려스럽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힘을 합해, 조금씩 협력하고 함께 만들어 가면 되지 않나. 제1야당을 상대로 김종인 비대위도 마음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대위 전환을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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