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텔레그램 채팅방) 운영자 조주빈(25)의 또 다른 공범인 현역 장병의 신상이 공개됐다. 육군은 28일 성폭력 범죄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고 조주빈과 박사방을 공동 운영한 대화명 ‘이기야’가 현역 병사인 이원호 육군 일병(19·사진)이라고 밝혔다. 군 소속 피의자가 정식 절차를 거쳐 신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선 경찰이 신상을 공개한 조주빈, 강훈(18·대화명 ‘부따’)에 이어 세 번째 신상 공개다.
육군은 “피의자가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인적 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라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원호는 지난해 말 입대한 뒤 경기 모 부대에서 향토예비군 관련 업무를 해왔다고 한다. 그는 박사방의 전신인 ‘n번방’과 박사방 등에 성 착취물을 수백 차례에 걸쳐 유포하고 외부에 이를 홍보한 혐의(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주빈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주빈은 경찰 수사에서 이원호를 ‘이기야’라는 대화명을 가진 공동 운영자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이달 초 군사경찰에 긴급 체포된 뒤 구속돼 군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민간 검찰은 이원호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주빈, 강훈과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했다.
육군은 이날 현역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법조인, 대학교수, 성직자) 등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논의 끝에 이원호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육군 측은 “신상 공개에 따른 피의자와 그 가족이 입게 될 인권 침해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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