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사안 말 못해” vs “모르는거 아니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김정은 건강이상설]김연철-여야 의원 외통위 공방
강경화 “한미 대북정보 판단 같아… 시진핑 상반기 방한 가능성 낮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8일 국회에서 “북한 내부 특이 동향은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상태는 “정보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는 식이 되풀이되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도 “정부가 혹시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진위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확인 요구가 빗발쳤다. 미래통합당 정병국 의원이 “김 위원장이 평양에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동선에 대한 정보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특이한 동향이 없다는 게 모른다는 의미로 들린다”며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는 건 아는데 뭘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건가. 건강한지는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정보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도 파악이 안 되는 건가. 우리 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에 대해 회의를 가진다”고 했다.

다만 ‘중국 의료진이 북한에 파견됐다’ ‘김 위원장이 혈전을 제거하기 위한 시술을 받았다’는 앞선 보도들에 대해서 김 장관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 발표상 가능성이 낮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거나 “북한을 좀 알면 가짜뉴스라고 판명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부인했다. 태양절(김일성 생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건너뛴 데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서 축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도 한미 간 의사소통과 대북 정보 결론에 대해 “표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판단의 결론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한미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남북 협력 의지는 재차 강조됐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다자·양자 정상 간의 화상회의를 남북 간에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남북) 화상정상회의를 제안한다”고 하자, 김 장관은 “화상회의를 위해선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강 장관도 “북한이 일단 우리가 제안한 방역을 포함한 의료보건 협력에 호응해 온다면 남북으로부터 시작해서 한중일 등 다자 협의 틀을 만들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한중이 추진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양국 간 기본 합의인 ‘올해 안으로 조기 방한한다’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건강이상설#외통위#한미 대북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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