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28일 ‘4개월 한시 비상대책위원장 가결’ 소식에 대해 “나는 자연인”이라며 통합당 결정으로 공무(公務)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통합당 전국위원회 결정 직후 측근을 통해 사실상 비대위원장직 수락 거부 의사를 나타냈던 것과는 달리 본인 스스로 ‘거부’라고 선을 긋지는 않아 향후 변화 가능성의 여지도 열려 있다.
28일 오후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통합당이 김 전 위원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질문에 “나는 자연인인데 내가 뭘(할 수 있겠느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언급을 일절 피했다. 그는 특히 “나한테 듣고 싶은 얘기가 무엇이냐”면서 표정과 목소리에서 노여움을 감추지 않기도 했다. 비대위원장직을 1년간 맡아 통합당을 정상 궤도에 올리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한시적 비대위 출범에 대해 불만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 전 위원장의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종인 대표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의 확인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밤 김 전 위원장의 자택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김 전 위원장은) 거절도, 거절하지 않는 의사 표시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밤 집에서 와인을 마신 뒤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고 주변 인사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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