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4개월짜리 비대위’ 가결… 김종인 일단 거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임기 1년’ 위한 당헌개정은 무산… 심재철-김재원 한밤 金 자택 찾아
비대위장 수락 설득했지만 무위로

4·15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이 마련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이 4개월짜리로 가결됐다. 당초 최소 1년 비대위원장을 요구했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일단 거절하고 나섰다. 통합당은 총선 2주 만에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게 됐다.

통합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 임명안을 찬성 177명, 반대 80명으로 통과시켰다. 재적 인원 639명 중 323명이 참석했다. 문제는 전국위 직전에 열린 상임전국위였다. 통합당 지도부는 “비대위 기한은 1년 안팎으로 해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8월 말 전에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당헌·당규를 개정하려 했으나 ‘반(反)김종인’ 인사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가 미달돼 무산됐다.

김 전 위원장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전국위가 끝난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나는 자연인”이라면서도 “(전국위에서)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해 추후 입장이 바뀔 여지를 남겼다.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해온 심재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는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함께 이날 밤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찾아가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정책위의장은 “(전국위가 결정했다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당장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8월 말 전대 개최’ 당헌·당규를 개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고야 best@donga.com·김준일 기자
#미래통합당#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당헌개정 무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