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국민개헌발안제’ 도입을 위한 20대 국회 막판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30일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둘러싸고 내홍에 빠져 차기 지도체제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개헌이라는 중대 이슈를 논의할 수는 없다는 것. 당초 국민개헌발안제 발의에 동참했던 통합당 의원 22명 중에서도 일부 의원은 반대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제시한 20대 국회 마지막 5월 임시회 개최 제안을 거부했다. 개헌 문제는 8일 선출되는 당의 새 원내대표단이 새 지도부와 21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이미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과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을 처리한 만큼 개헌안과 기타 법안 처리를 명분으로 본회의를 또 열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국민개헌발안제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던 통합당 의원 22명 사이에서도 20대 국회의 개헌안 처리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전 대표 측은 “1972년 유신헌법에 의해 폐지됐던 국민개헌발안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지만 21대 국회에서 표결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거대 집권세력의 권력을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한 차원인지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뜻을 밝혔다.
김용태 의원은 “발의에는 동의했지만 표결에 참여하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여당이 압승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제도가 언제든 악용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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