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8일 상정” 이인영에…野 “우린 개헌저지선 가진 당” 반발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1일 14시 39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이미 전세계 코로나19 대응의 모범국이 됐다“며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아 준 전국 의료진, 방역 관계자와 국민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2020.4.29/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이미 전세계 코로나19 대응의 모범국이 됐다“며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아 준 전국 의료진, 방역 관계자와 국민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2020.4.29/뉴스1 © News1
총선 이후 정치권에 개헌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180석 거대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개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개헌을 이루어 내면 향후 수십년간 정치·사회 구조의 토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 148명이 발의한 ‘국민발안제’ 개헌안을 여당이 20대 국회에서 상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개헌저지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며 불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권은 여권 내부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 없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여당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개헌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대표에 나설 것으로 거론되는 우원식 의원이나 홍영표 의원도 개헌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가 원내대표를 하던 시절 당내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 만큼 개헌 내용에 대한 민주당의 의견 일치는 어느 정도 이뤄져 있다”며 “권력 구조 개편을 비롯한 개헌은 당연히 21대 국회에서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코로나 정국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해결하는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며 단서를 달았다.

홍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임제 등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당권 경쟁 구도가 격화될 8월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공론화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성호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전제로 “국회가 이미 상당정도 논의를 진척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만들어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

초선 당선인들 가운데는 민주당 대변인인 이해식 서울 강동을 당선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이용선 서울 양천을 당선인이 각각 자치분권과 토지공개념과 관련한 개헌을 언급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최근 야당의 반대가 뻔한 개헌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21대 국회 개헌안 처리의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개헌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통과된다해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더욱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30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기자들에게 “원포인트 개헌안이 발의돼 있고, 처리 데드라인이 5월 9일”이라며 “통합당에 본회의를 한 번 더 열어 남은 법안도 처리하자고 했다”고 했다.

‘원포인트 개헌안’은 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국민발안개헌연대’가 추진하고, 국회의원 148명 명의로 발의된 개헌안이다.

이 원내대표 측은 통화에서 “법적으로 60일 이내에 처리가 이뤄져야 하니 원내대표로서 임기 전 책임을 지기 위해 언급한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개헌을 논의하자는 의도 같은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고 있는 과정에서 다음 원내대표의 과제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도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주호영 의원은 통화에서 “21대 국회에서 개헌하려고 군불 피우는 것 아닌가 싶다”며 “열린우리당 시절 의석 좀 있다고 엉뚱한데 집중하다가 망한 전철을 안 밟았으면 한다. 국가가 위기인데 개헌할 시기냐”고 했다.

장제원 의원도 통화에서 “우리는 개헌저지선을 가진 당”이라며 “민주당이 제시하는 개헌 논의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나 다선 의원들도 개헌론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은 코로나 위기극복에 집중하라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지금 개헌 이야기나 하고 있으면 좋아하겠느냐”며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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