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대신 게임(마인크래프트) 캐릭터로 변신해 가상공간에 구현된 청와대를 직접 안내하고 어린이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취임 후 세 번째이자 제98회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https://youtu.be/Lk92k_k1HMA) 메시지를 발표해 어린이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역대 정부에서는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축하행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자 청와대를 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한 영상 메시지로 행사를 대신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을 활용해 가상의 세계를 건설하고 탐험하는 샌드박스 게임으로,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별초청 영상은 온라인 수업을 듣는 어린이에게 의문의 초대장이 도착하고, 어린이가 초대장을 클릭하자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 가면서 청와대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청와대 잔디밭으로 이동해 어리둥절한 어린이들 앞에 군악대의 연주, 풍선으로 꾸며진 환영 무대가 펼쳐지고, 대통령 내외 캐릭터가 등장하며 어린이날 축하 인사를 전한다. 군악대는 인기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를 국악버전으로 연주한다.
이어 가상공간에 건설된 본관, 영빈관 등 청와대 전경과 학교 운동장, 방역 현장 등이 펼쳐지고, 대통령 내외와 어린이들은 본관 집무실로 이동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이어진다. 뉴스로만 접했던 청와대 본관 내부와 집무실, 질병관리본부 브리핑 현장, 지하철 방역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청와대 뒤편의 북악산, 앰뷸런스, 지하철 등도 세세하게 구현돼있다.
그 외 청와대 본관 계단에 전시된 ‘금수강산도’(김식 작가), 청와대에 사는 찡찡이(고양이)와 송강이·곰이(풍산개), 손 씻기 하는 어린이 등도 찾아볼 수 있다.
특별관람 영상이 끝나면 대통령 내외가 실제 등장해 어린이날 축하 인사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문 대통령은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은데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 개학도 익숙지 않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여러분들이 잘 참아준 덕분에 우리는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고 격려한다.
또 “어른들도 여러분처럼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함께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당부한다. 김 여사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를 이기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이어 문 대통령 내외는 “우리 국민 모두는 코로나를 이기는 영웅”이라며 “2020년, 오늘의 자랑스러운 여러분을! 우리를 기억하자”고 강조한다.
영샹에 등장하는 맵 ‘청와빌리지’는 오픈소스로 공개해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누구나 청와대 가상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도티 등 다섯 명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청와대 맵을 탐험하는 영상도 추후 공개된다. 맵 곳곳에 특별한 아이템도 숨겨놔 탐험하는 재미를 더했다.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은 “30명 인원이 일주일간 달려들어 밤을 새우면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어린이를 위해서 브리핑 룸에서 브리핑한 것을 레고로 구현한 콘텐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우리도 어린이날에 맞춰서 비대면 초청 기획을 하게 됐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문 대통령은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이미 알고 계셨고, 긍정적으로 반응하셨다”면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소구력 있는 수단을 고민했고, 어린이들이 대통령과 함께 체감할 수 있도록 이런 형태(마인크래프트)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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