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슈퍼여당의 첫 원내사령탑을 뽑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김태년·전해철 후보 모두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다보니 당내 표심의 향방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분위기다. 후보들 측에선 “정말 어려운 선거”라는 한숨도 짙다.
당내에선 이해찬 대표를 주축으로 한 ‘당권파 친문’인 4선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 수정)과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친문 핵심인 3선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 상록갑)이 ‘친문’ 표심에 어필하며 양강 구도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에 이어 원내대표 ‘재수’에 나선 김 의원은 21대 총선 공천을 책임진 ‘당권파’라는 배경과 정책위의장 경력이, 전 의원은 성골 ‘친문’이라는 파워와 원조 친문계 의원들로 구성된 ‘부엉이 모임’의 지지가 각각 강점이다.
민주당의 주요 계파인 86그룹과 민평련, 더좋은미래 등 계파별 조직표의 향방도 관전포인트다. 이번엔 계파별 지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어 후보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민평련에서는 ‘몰표’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평련 내에서도 표들이 각기 다른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평련 소속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김태년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있고 전해철 의원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다”며 “민평련에서 조직적인 표가 나오진 않을 것이고 이번엔 소신투표”라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해 이인영 원내대표가 부엉이모임의 표를 받아 당선에 성공하면서 이들 그룹이 부엉이모임 좌장이었던 전 의원에 부채의식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친문 두 후보간 경쟁이다보니 겹치는 표들이 많다”며 “정치적 혹은 사적 인연이 두 후보와 공통적으로 얽힌 의원들이 많아 대놓고 누굴 지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워 ‘깜깜이’ 선거라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당 대표 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이낙연 전 총리의 움직임도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계파색이 옅은 4선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으로 향할 비주류 의원들의 표심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의원은 지역 곳곳을 돌며 표를 모으고 있는 두 후보와 달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차분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정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역을 돌고 전화를 계속 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초선 의원들에게도 소신으로 어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과 전 의원은 어린이날이라 국회가 쉬는 점을 감안, 수도권 지역을 훑으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열렬히 전화로 한표를 호소하는 한편, 약속이 잡힌 당선인들과 직접 만나 스킨십 유세에 한창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전화기에 불이 난다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김 의원은 당선인들이 모이는 식사 자리나 술 자리로 달려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에도 전북, 충청, 경기 지역을 돌았다. 전 의원도 연휴기간 호남을 찾은데 이어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서울 모처에서 현역의원과 당선인 30여명과 조찬을 가지며 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친문 대 비문 구도가 아닌 아닌 친문 그룹 가운데 계파가 다른 후보간 경쟁이어서 친문 견제를 위한 대거 조직표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보니 초선 68명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초선들의 성향이나 당내 친소관계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려워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6일 열리는 초선 당선인 대상 합동 토론회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초선의 표심이 대략 정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기조연설 뿐 아니라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돼 있는데, 초선들의 ‘허를 찌르는’ 질문이 나올 경우 후보들의 답변 내용이나 태도에 따라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세 후보는 지역구 당선자 163명 중 42%에 달하는 초선 68명 대상 합동 토론회 준비에 한창이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오늘 밤 늦게까지 토론회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초선들을 위한 핵심 메시지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21대 국회가 일해야 하며, 의원 한분한분이 일을 해내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점을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통합의 리더십과 안정적 원내 운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전문성 위주의 상임위 배정을 약속하고, 야당과 99% 대화 가능한 저의 대야 협상력을 적극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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