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총선참패, 주먹구구식 공천 때문…예견된 패배였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 평가와 야권의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6일 지난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참패한 것을 두고 ‘주먹구구식 공천’과 수도권 전략 부재가 빚은 결과라며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지도부를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4·15 총선 평가와 야권의 향후 과제’ 세미나를 열고 “여론조사도 없는 공천은 처음이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통합당의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승리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세미나에서 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과학적 공천을 했지만 우리는 돌려막기에 주먹구구식 공천을 했다”며 “잠재적 대권후보군이 참 많은데 다 험지에 출마했다”고 주장했다.

또 “패배는 예견돼 있었고, 이를 예견하지 못했다면 그 의원의 수준은 정말 낮은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수도권 메시지와 전략이 없었고 영남권에 안주하려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 예시로 “지난 1월 의원총회를 하는데 사람들이 한숨만 푹푹 쉬었는데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라며 “원내대표가 못한다고 삿대질을 하고, 장외투쟁을 하자고 하는데 전광훈 목사 집회와 연합투쟁하자는 말에 박수를 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통합당이 친박 계파 문제를 청산하지 못했다면서 “황교안 전 대표에게 친박들 자리를 한번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아예 자리 자체를 못 만들어줬다”며 “친박을 극복하고 탄핵을 평가하는 리더십의 한계를 너무 느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석해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수 재건’의 방향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이번 선거는 보수정당이 국회의원 선거 이후 제일 적은 의석을 확보했다는 큰 의미가 있는 선거”라고 평가하면서 “보수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도태될 수 있다는 게 이번 선거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의 이미지를 가리켜 고령층이 지지하는 정당, 영남당, 권위주의, 반공, 자유, 부자 등을 언급하면서 젊은층을 적극 영입하고 권위주의의 유산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북압박으로 일관하기보다 새로운 안보정책을 고민하고, 약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보수의 이미지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야권이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2022년 대선도 어려울 것”이라며 “통합당이 반공당, 강남당, 태극기당이라고 하는 인식이 굉장히 강한데 이 틀을 깨지 않는다면 앞으로 변화라는 걸 주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가 교수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을 자꾸 끄집어내서 우파에 폭탄을 던지면 안 된다”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총선 부정선거론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이나 유튜버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