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무력성이 최근 우리 군이 실시한 서북도 방어훈련을 두고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격 사건 이후 닷새만에 해명이나 사과 없이 되레 대남 비난 강도를 높인 것이다.
8일 북한 인민무력성 대변인은 관영매체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공·해군이 6일 실시한 서북도 훈련에 대해 “온 민족 앞에 확약한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전면 역행이고 노골적인 배신행위”라며 “군사적 대결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모든 것이 2018년 (남북) 수뇌회담 이전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반드시 우리가 필요한 반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우리 훈련에 대한 맞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훈련에 투입된 F-15K 등 우리 군의 전투기와 함정 제원을 상세히 열거하며 “적은 역시 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고 뼛속 깊이 새겨주는 기회가 됐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무력성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것은 2013년 3월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특히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사상 교육용으로 읽는 노동신문에 보도됐다는 점에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병력을 실제 지휘하는) 총참모부가 아니라 인민무력성 담화란 점에서 당장 도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담화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중국이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구두 친서’를 보냈다고도 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은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 폐쇄 등으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경제 및 방역 협조 강화를 타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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