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 동안 드러난 용인술의 핵심은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정부 2인자인 국무총리의 경우 문 대통령은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총리 등 두 사람만을 기용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문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이 전 총리와 함께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정 총리 지명 발표 자리에서 “이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게 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할 정도였다.
이 전 총리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습 국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노동자·기업가 간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국무회의를 함께 해 오고 있는 ‘원년 멤버’다. 7, 8월 경 개각이 이뤄지고 두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두 장관이 더 롱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년 내내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올해 일흔넷,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갑내기로 청와대 내 최고령 참모지만 3실장 중 유일하게 교체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은 올해 초부터 ‘이제는 물러나도 될 것 같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수용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했다.
비서관급 참모 중에서는 신동호 연설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3년 내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부터 메시지를 책임졌던 신 비서관은 청와대 입성 후에도 문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메시지를 도맡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이 비서관은 청와대 입성 전까지 문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청와대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겨 문 대통령의 신뢰를 얻었다. 또 문 대통령의 초기 대선 캠프인 ‘광흥창팀’에서 활동했던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오종식 기획비서관도 청와대에서 5년 내내 근무할 ‘순장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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