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로 기소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0일 석방됐다. 정 교수는 불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게 된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0시 4분경 수감돼있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그는 뿔테 안경에 머리를 뒤로 묶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차림이었다.
정 교수는 “구속 200일 만에 석방된 심경이 어떤지”, “검찰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대기 중이던 은색 승용차에 탑승하려고 걸어가다가 멈춰,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차량에 탄 정 교수는 지지자들 환호 속에 퇴장하던 중 차량을 잠시 멈추고 다시 차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목례를 한 뒤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차 안에 그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치소 앞엔 지지자 100여 명이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전날 오후 10시 30분경부터 모여 정 교수를 기다렸다. 구치소에서 정 교수가 나오는 모습이 보이자 ‘정 교수님 사랑해요’라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한 지지자는 카네이션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지지자 일부는 ‘항상 곁에서 응원합니다’, ‘정경심 교수님 잘 버티셨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정 교수님은 웃을 때 제일 예뻐요’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자정이 되기 5분 전부터는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 흔들면서 ‘조국 수호’, ‘정경심 수호’ 등을 외쳤다.
반대파 시민 10여 명은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사기꾼 집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구치소 앞에 사람이 몰리자 경력을 배치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했으나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24일 구속된 정 교수는 같은 해 11월 11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의혹 등 1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교수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지난 8일 도주 가능성이 없고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한 혐의 사실에 대한 증거조사가 실시돼 증거인멸 가능성이 적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법적으로 정 교수 구속기간은 이날 오후 11시 59분까지다. 그러나 이 시간이 넘어가면 불법구금이 되기 때문에 교정당국은 실무적으로 이날 0시 이후가 되면 당사자가 언제라도 구치소를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공판에서 증거인멸이나 도주 시도 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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