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역 협력 제안 北 호응 아직…지속 설득 예정”

"코로나 상황 때문에 여러 어려움…북한만 독촉할 수 없어"
"남북·북미 간 소통 원할하진 않지만, 신뢰·대화 의지 확인"
"돼지열병 등 공조, 현실성 있는 사업…우선 추진할 만 해"
"철도 연결, 개별관광 등 기존 협력사업 제안 모두 유효"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을 위한 북한과의 남북 방역 협력 제안과 관련해 “아직 북한은 그에 대해 호응해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뒤 ‘남북 협력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제적인 교류 등이 전부 멈춘 상황이라 북한에 계속 독촉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우리의 제안이 북한에 의해 받아들여지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도, 북미 간에도 소통이 아주 원활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소통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고, 이어지고 있는 소통을 통해서 남북·북미 간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지금까지 북미 대화를 우선에 놓고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왜냐하면 북미 대화가 타결이 되면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장애들이 일거에 다 해결이 되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더욱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그렇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북미 대화가 당초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지금 부진한 상태에 있고, 이것이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의 정치 일정들을 내다보면, 더더욱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제가 거듭 제안하는 것은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나가자’는 것”이라며 “기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사업들도 있고 일부 접촉된다 하더라도 예외 승인 받을 수 있는 사업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사업들을 함께 해나가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로나19 국면과 관련해서는 남과 북이 모두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남과 북 모두가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또다시 2차 팬데믹이 다시 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남북이 감염병 방역을 함께 대비하고 공조한다면 남북 모두 보건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런 차원에서 방역에 대한 우선적인 협력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비단 코로나19 뿐만아니라 말라리아와 다른 감염병도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감염병도 비무장지대(DMZ)를 가운데 놓고 서로 전파가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함께 공조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그것은 아주 현실성이 있는 사업이고,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접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북 모두 보건과 건강에 도움된다는 측면에서 우선 적극 추진될 만 하다”고 밝혔다.

또 “남북 철도 연결이나 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 개별 관광, 이산가족 상봉, 실향민 고향 방문, 유해 공동발굴 사업 등 이런 기존의 제안들은 모두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