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수임기구를 설치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한국당은 당분간 독자 노선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모(母)정당인 통합당의 제동으로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회동한 뒤 “통합당과 한국당은 조속한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합당 논의기구를 구성해 조속히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면서 “(범여권) ‘4+1 협의체’가 일방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4·15총선에서 확인한 만큼 20대 국회 회기 내 폐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양당은 각 당 수임기구 대표를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합당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당 측 수임기구 대표는 20대 현역 의원 위주의 당 지도부를 제외하고 21대 당선자 중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임기구에서 논의가 끝나면 각 당의 당헌에 따라 한국당은 최고위원회 의결로,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합당 안건이 처리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임기구에서 결정만 하면 합당 절차는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전했다.
당초 원 대표는 19일 당헌 개정을 위한 한국당 전당대회를 열어 29일 종료되는 당 대표의 임기 연장을 추진했다. 원 대표는 14일 오전까지도 주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임기 연장과 전당대회 추진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심히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 진행된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에선 원 대표가 통합당과의 합당의 전제 조건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내거는 등 독자노선을 가려는 것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우려를 전달하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와 합당은 별개”라고 했고, 원 대표의 임기 연장도 “(합당과)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은 일단 15일 예정된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19일 당 대표 임기 연장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임기구 논의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임기구 설치를 의결할 당 최고위원회와 당 대표 임기연장을 위한 전당대회를 투 트랙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선 당의 독립 및 국민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어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당에선 “일단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를 띄우기로 합의했고, 주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독자노선을 강하게 만류하는 상황에서 개원 이후까지 별개 정당으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두 당의 합당이 완료되면 통합당의 지역구 당선자(84명)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당선자(19명)를 합쳐 103석의 제1야당이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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