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공이 파손 K-6 석달간 점검 안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6일 03시 00분


“1월말 점검땐 공이 문제없어… 이후 눈-코로나로 점검 연기-중단”
軍안팎 “공이가 저절로 부서졌나… 부품 불량여부등 조사 필요”

북한군의 아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격 당시 공이(탄환 뇌관 격발장치)가 파손돼 불발된 K-6 기관총은 사건 발생 전 석 달이 넘도록 정비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15일 “해당 GP에 배치된 K-6 기관총은 1월 말 부대의 자체 정밀점검에서는 (공이 등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후 해당 지역의 적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부대 내 병력 이동이 제한되면서 정비 점검이 연기되거나 잠정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GP의 주요 화기는 매달 한 차례 정비점검을 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 등으로 총기 점검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해당 GP에서 K-6 기관총 노리쇠의 정상적 작동 여부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은 이뤄졌지만 총기 내부의 공이 파손 여부까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모든 GP의 화기 장비 점검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장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일 북한군이 강원 철원지역 중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 내 아군 GP를 향해 고사총(14.5mm 기관총)을 발사하자 해당 GP는 K-6 기관총의 원격발사 체계로 북측 GP에 대응사격을 시도했지만 공이가 파손돼 불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북한군의 총성 이후 32분, GP 외벽의 피탄 확인 이후 22분이 지나서야 K-3 기관총으로 첫 대응사격을 하는 등 후속조치가 지연됐다.

일각에서는 군의 해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시 장병의 안위와 직결되는 GP 주요 화기의 격발장치 내 핵심 부품이 파손된 구체적인 원인을 여전히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전방 부대의 한 영관급 지휘관은 “군의 설명대로라면 K-6 기관총의 공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저절로 부서졌다는 의미”라면서 “해당 부품의 불량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이가 파손돼 작동 불능 상태의 K-6 기관총을 장기간 방치한 것에 대한 지휘 책임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GP를 포함해 육해공 최전방 접적지역의 주요 화기 장비에 대한 전반적이고 대대적인 정비 점검이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자칫 이완될 수 있는 군 대비태세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차원에서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gp 총격#k-6 불발#공이#정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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