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대면 진료체계 구축” 공식화… 의료영리화 논란에 선긋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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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반발에도 정면돌파

청와대가 15일 원격의료 추진 드라이브와 관련해 “정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과 향후 예상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비대면 진료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격 의료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면 진료 체계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 영리화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격 의료’라는 표현 대신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 진료 등을 제도화하겠다는 의미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해야 한다”며 “(코로나19의) 2차 대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해서 (비대면 진료)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원격 의료의 전면화라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수석은 ‘공공의료 서비스 차원의 (원격 의료) 사업 확대는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야 한다. 그걸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13일 김연명 사회수석이 원격 의료 도입 필요성의 운을 뗀 뒤 청와대, 정세균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일같이 원격 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화 진료 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시 한 번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이다. 2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된 26만 건의 전화 진료를 분석한 결과 일각에서 우려했던 대형 병원 편중 등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도 청와대가 원격 의료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그러면서도 청와대가 ‘비대면 진료’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은 의료 영리화 등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포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는) 의료 영리화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 자체가 공공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 역시 “(의료 영리화와 직결된) 영리병원은 더더욱 지금 아닌 이야기다. 누가 지금 영리병원을 주장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강 수석이 ‘실사구시’라고 한 것은 청와대가 고려하지도 않는 의료 영리화, 영리병원 등의 논란으로 전화 진료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라며 “일단 다가올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가용 가능한 정책 자원은 총동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당정청 회의 등을 통해 이르면 가을경 예상되는 2차 대유행 전 원격 의료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정부#비대면 진료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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