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수용 수준 돼야”… 韓 태도변화 요구하며 “협상 계속”
“北 코로나 감염자 없다는건 부정확”
美의 지원제안에 北무응답 시사도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14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유연성을 보여왔다”고 강조하며 한국을 재차 압박했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지난달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13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역제안한 후 협상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협상은 중단되지 않았다. 양측 간 오가는 의견이 서울이나 워싱턴 정부 채널 밖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 협상을 시작한 후 먼 길을 왔다면서 “협상을 진행하면서 우리(미국) 스스로가 조절해 가는 등 유연성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발언은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해 50억 달러에서 현재 13억 달러로 요구액을 낮췄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 측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퍼 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양국 정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에 관한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북한 채널에서 공식적으로 나오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지만, 북한에 감염자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미국의 지원 제안을 수용했느냐는 질문에 “알지 못한다”면서도 “우리 지원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많은 나라가 있지만,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응답이 없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고 답했다. 북한이 미국의 지원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