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은 19일 “국회의장 후보로 내일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의장단 후보 등록을 받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단 경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21대 국회 최다선인 박 의원은 “어제 저녁에 김진표 의원(5선)을 만났다. 필요하면 한번 더 접촉이 있을 수 있다”며 “김 의원과 (어제 저녁에) 만나 오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자신에 대한 국회의장직 추대론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예측은 말아달라”면서도 경선에 따른 과열 우려에 대해선 “국민들이 180석을 주셨으니 거기에 걸맞은 역할을 요구하고 계실 것이다. 의원들이 무겁게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힌 박병석, 김진표 의원이 전날 저녁 전격 회동하면서 경선보다는 추대로 의장후보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어제 오후 박병석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오늘 국회의장 후보 등록은 보류할 예정”이라며 “내일 오전까지 하루 더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박 의원과 김 의원은 국회의장 경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에서 지지세를 모으기 위해 활동해 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투표를 거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여론도 상당했다.
국회의장단 후보 등록 직전 두 의원이 회동함으로써 추대 쪽으로 의견을 좁혔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이 이날 후보 등록을 보류하고 고심에 들어간 것은 최근 당내 ‘합의 추대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단의 경우 선수(選手)와 지역 안배 등이 고려돼 온 관례가 있다.
이에 박 의원과 김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 의장을 맡는 방향으로 경선 없이 ‘합의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등록을 앞두고 두 의원 간 막판 물밑 경쟁은 치열했다. 전날 두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찾은 광주에서 동료 의원, 당선인들과 만나 표심 얻기에 주력하는 한편, 당내 여론을 살피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앞서 21대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각각 손편지와 책 선물을 비롯해 각종 오·만찬과 당내 행사, 지역을 돌며 팽팽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여당 몫 부의장 후보로는 헌정사 최초 여성 부의장 도전을 선언한 김상희 의원(4선·경기 부천소사) 외에 이상민 의원(5선·대전유성을)과 변재일 의원(5선·충북 청주청원)이 출마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여당 몫 국회의장단 후보군에 충청권 의원이 몰리면서 박 의원과 함께 같은 대전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미래통합당 최다선인 정진석(5선·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이 경선 없이 추대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당 몫 의장과 부의장 후보 모두 충청권 인사가 될 경우 ‘지역 안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안팎의 충청권 지역 쏠림 지적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의장단 선출은 오는 25일이다. 20일까지 국회의장 당내 경선 후보에 등록하지 않거나 25일까지 후보 자격을 포기하면 ‘추대’ 형식으로 의장이 선출될 수 있다. 앞서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정세균·문희상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고 후반기에는 문희상·박병석 의원이 경선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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