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조사’ 힘싣는 민주…추미애도 “정밀조사 필요”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20일 15시 26분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20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 수수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177석 거대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에 이어 같은날 법무부 장관까지 한 전 총리를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규정했다. 야당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사법불신을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정황이 한 전 총리가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이미 지나간 사건이라 이대로 넘어가야 하나.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공개된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옥중 비망록’에서 비롯했다.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옥중 비망록 내용을 보고 많은 국민들께서 충격을 받고 있다”며 “비망록에는 당시 검찰이 어떻게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겁박했는지 낱낱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게 검찰과 사법부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믿는다”며 “법무부와 검찰에 요구한다. 부처의 기관과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재조사 주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이어졌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향한 현안 질의에서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따져봐야겠지만, 문제 심각성이 간단하지 않다”며 “국가 권력에 의한 불법 내지는, 국가 권력에 의한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법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잘못된 일탈 행위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우리 검찰 수사관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명백하게 밝혀질 필요가 있다”며 “장관님께서 정말 검찰 내에서 이런 수사 관행과 이런 식의 불법이 가능한 풍토가 있는 것인지, 또 이 사건 자체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 이 문제에 대해서 검찰 내부와 대화도 좀 하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깊이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며 “우선 과거 수사 관행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국민들도 이해하고 있고, 어제의 검찰과 오늘의 검찰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개혁의 책무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특정 사건과의 연관성에 집착하기보다 (잘못된) 풍토를 개선하는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구체적인 정밀 조사가 있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 역시 “나오고 있는 내용을 보면 검사 수사 절차가 비정상적인 게 맞지 않냐”며 “법무부에서 일단 이것을 확인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여당이 나서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일국의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분”이라며 “조용히 재심을 청구하고 그로 인해 억울함을 밝혀내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고관대작을 지낸 분인 만큼 국회에서 정치 쟁점화하거나, 싸잡아서 국가 기관을 불신하게 분위기를 조장하는 건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법원행정처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재판도 오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이 말한 사건의 사실관계나 수사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의혹 제기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