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를 저버린 경우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구하라법’이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가운데, 가수 故 구하라 씨의 오빠가 21대 국회에서의 재추진을 촉구했다.
구 씨의 오빠 구호인 씨는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희들의 친모는 하라가 9살 때, 제가 11살이 될 무렵 가출하여 거의 20여년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저희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하라는 평생을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던 트라우마와 친모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싸우며 살아갔다”며 “하라는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 그리고 그리움을 자주 토로하였다”고 회상했다.
구 씨는 “하라는 지난 2019년 11월 경 사고로 우리의 곁을 떠났다.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가 갑자기 장례식장에 찾아왔다”며 “상주역할을 자처하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조문 온 연예인들과 인증샷을 남기려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인이 끝난 후 갑자기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친모 측 변호사들이 저에게 찾아와 하라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 절반을 요구했다”며 “저와 하라를 버린 친모가 이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 씨는 “하라와 제 가족 같은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며 ‘구하라법’의 추진 이유를 설명하며 “‘구하라’라는 이름처럼 우리 가족같이 슬픈 삶을 살아왔던 많은 분들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입법 청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비록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만들어지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국회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구하라법’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결국 20대 처리는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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