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대통령 11주기 추도식… 177석 슈퍼여당 ‘총선 성과보고’
이낙연-이재명-김부겸 등… 여권 대권주자들도 총출동
“노무현 정신 계승” 앞다퉈 다짐… 文대통령은 조화로 추모 대신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서 “깨어 있는 시민이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고,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으며, 지방선거 압승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허물었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성원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은 4·15총선 승리로 달성한 ‘그랜드슬램’으로 177석 슈퍼 여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성과 보고’를 한 것이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의원,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총출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참석 인원 제한으로 추도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민주당 당선자 140여 명은 추도식 이후 별도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묘역 앞에서 6분 남짓한 추도사를 낭독하며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남은 저희가 진정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이겠다”며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강훈식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한 그분의 발자취를 한 걸음 한 걸음 따르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 행사에서 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사실상의 ‘출정식’을 연 데 이어 ‘노무현 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추도식에 ‘총출동’했던 여당 대권주자들은 참배 후 각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추도사를 올리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앞다퉈 다짐했다. 각자가 노 전 대통령과 연결한 자신의 지향과 대권을 향한 포부를 함축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 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 전 총리는 24일 추도식에 참석한 사진과 함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 “대통령께서 남기신 아픔과 깨우침을 늘 가슴에 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에 “부족하나마 당신이 가리키고 만들어 주신 길을 가려 애써 본다”며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대동 세상으로 이루어 가겠다”고 적었다.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도전했다 낙선한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서 낙선했던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을 비교하며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꼭 같은 과정이었고, 꼭 같은 결과였다”며 “면목이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지사는 이날 추도식 참석 후 페이스북에 “대통령님이 꿈꾸시던 나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며 “대통령님이 뿌린 씨앗이 하나씩 싹을 틔워가고 있다”고 했다.
한편 2017년 대통령 취임 직후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로 추모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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