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과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을 파격 승진시킨 것은 핵미사일 사용을 신속하게 결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6일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 평가’ 논평에서 “북한군의 3대 핵심 실세(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상)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이 한동안 공석으로 남아 있었던 최고군사정책결정기구의 제2인자 직책에 선출되는 이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리병철은 상장(한국군의 중장에 해당)이기 때문에 차수인 박정천 총참모장, 대장들인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김정관 인민무력상보다 계급이 낮다”며 “그럼에도 그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주도해온 리병철을 2인자 직책에 임명한 것은 단기간 내에 ‘핵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정천 총참모장 승진에 관해선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 박정천을 김수길 총정치국장보다 더 높은 차수 계급으로 진급시켰다”며 “이는 국지전이나 전면전 같은 비상 상황에서 총참모장이 김정은 위원장 승인 하에 핵과 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들의 사용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이어 “보도에 비춰볼 때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핵과 미사일, 화력을 운용하는 부대들을 새로 조직하거나 확대개편하고 다른 부대들을 해체하거나 통폐합하는 조치들을 취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큰 혼란을 겪고 있고 특히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이 돼 북한 문제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쓸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북한에게는 핵과 미사일 능력을 급속도로 고도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남북 방역협력과 대북 개별관광과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는 대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며 “한국정부는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로 어떠한 현실적인 안보전략과 남북협력을 추구할지 우리 사회 내부에서부터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합의 또는 점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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