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핵·미사일 도발 재개를 시사한 이후 한미 정보당국은 추후 도발 0순위로 꼽히는 신형잠수함의 북극성-3형(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26일 “정찰위성 등 감시전력들이 원산·신포 일대의 잠수함 관련 시설을 샅샅이 훑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강원 원산 앞바다에서 바지선을 이용한 북극성-3형의 수중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신형잠수함(3000t)의 실전 발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동시에 북극성-1형(SLBM)보다 더딘 북극성-3형의 개발 상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6년 4월 바지선의 수중발사 이후 4개월 만에 잠수함 발사까지 성공한 북극성-1형과 비교해서 북극성-3형이 여태껏 실전발사를 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군 안팎에선 도발 위력을 높이기 위한 막판 작업이 진행 중인 걸로 보고 있다. 우선 북극성-3형의 개량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극성-3형의 최대 사거리(2100km 추정)로는 북한 영해에서 약 3200km 이상 떨어진 괌 기지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의 디젤 추진 잠수함은 잠항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SLBM의 사거리를 최대한 늘려서 그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SLBM의 제작 시험에 북한이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바지선에서 쏴 올린 북극성-3형보다 덩치를 좀더 키운 개량형 SLBM을 만들어 잠수함 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다 정교한 사출기술의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을 수도 있다. SLBM은 콜드론치(cold launch·냉발사체계) 방식으로 발사된다. 잠수함 발사관에 내장된 가스로 SLBM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뒤 추진체를 점화해 발사하는 방식이다. 북한이 콜드론치를 실증한 것은 2016년 4월 북극성-1형 발사가 유일하다. 당시 신포급 잠수함(2000t)이 수면 2, 3m 아래에서 북극성-1형을 쏴 올렸다. 이처럼 얕은 물속에선 위성이나 대잠초계기에 사전에 발각될 가능성이 크다. 군 당국자는 “최소 10m가 넘는 물속에서 쏴야 SLBM의 전략적 가치가 입증된다”며 “북한이 이런 수준의 콜드 론치 기술을 확보하는데 사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이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SLBM의 지상 사출 시험이 이뤄졌고 이후로도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된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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