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억지력 강화’를 언급하며 사실상 강경 행보를 예고하면서 북한이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해온 ‘북극성-3형(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남은 일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레드라인(금지선)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보다는 그 직전단계 격인 SLBM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도발 강도를 높이며 미국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SLBM개발에 매진해온 북한은 지난해 10월 실전형 SLBM으로 평가받는 북극성-3형 수중 사출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된 북극성3형은 당시 최대 비행고도 910여㎞, 사거리 약 450㎞를 기록했는데,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고각으로 발사됐다.
정상 비행했을 경우 최소 1500~2000㎞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SLBM을 잠수함에 탑재해 한반도 근해에서 발사할 경우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이나 하와이도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SLBM이 ‘게임 체인저(군사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무기)’라 불리는 이유다.
다만 작년 10월 발사 경우 수중에서 이뤄졌긴 하지만 ‘바지선’에서 실시돼 아직 최종단계인 실제 잠수함 사출 시험이 남아있다.
잠수함 사출에 성공한다면 이는 사실상 실전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안보 지형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말 김정은 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시찰하는 모습을 통해 3000톤급 추정 신형 잠수함을 처음 공개했다.
게다가 이 신형 잠수함은 북한의 기존 2000톤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이 SLBM을 1발만 탑재할 수 있었던것과 비교해 최소 3발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북한이 미국 대선 직전 SLBM 전력화를 선언하면, 대북 정책에서 ‘현상 유지 및 관리’ 모드를 지속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SLBM 전력화 선언은 대내적 효과 극대화를 위해 통상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던 북한 정권수립일인 ‘구구절(9월9일)’이나 노동당 창건일인 10월10일이 유력시된다.
다만 현 시점에서 북극성3형이 잠수함 사출 가능 단계까지 도달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 경우 북한은 추가 바지선 시험 발사나 동해안이 아닌 서해안 지상 발사를 통해 내륙을 관통시키는 방식으로 사거리 향상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전후해 SLBM이 탑재될 3000톤급 잠수함이 건조된다면 실제 잠수함 사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국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다.
한미가 북한 신형 잠수함 진수 시기를 파악하는데 정보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며 북한의 신형 잠수함 진수 및 SLBM 시험발사 동향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최근 신포조선소에서는 신형 잠수함 진수가 임박한 정황이 지속 포착돼왔다.
지난달 공개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조선소에는 잠수함을 건조중인 것으로 보이는 길이 190여m, 폭 36m의 대형 건물 주변으로 폭 7m의 레인(lane) 2개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수함이 건조되면 레인에 얹혀서 외부로 나와 진수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 시설이 잠수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황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잠수함 진수가 매우 임박한 것처럼 보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이미 바지선 발사가 사실상 성공했는데 또다시 바지선이나 지상 사출로 돌아간다면 이는 아직 잠수함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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