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67)이 8년간의 해군 교관 활동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강의’를 했다.
해군은 29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석해균 선장의 안보교육교관 퇴직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석 선장은 2012년 6월부터 해군리더십센터 안보교육교관으로 활동해왔다. 8년 동안의 교관 활동을 마치고 오는 31일부로 퇴직할 예정이다.
석 선장은 이날 퇴직 기념행사에서 ‘아덴만 여명작전’에 참여했던 최영함을 고별 방문하고, 최염함 승조원을 상대로 마지막 강의를 진행했다. 해군은 석 선장을 최영함 명예함장으로 위촉한 바 있다.
석 선장은 최영함에 올라 “해군 부사관을 시작으로 아덴만 여명작전과 해군 안보교육교관 퇴직을 앞둔 지금까지, 해군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 했다”며 “어느덧 50년 가까이 되는 바다 생활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해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석 선장은 이어진 강의에선 “아덴만 여명작전 직후엔 목발의 도움을 받아야만 걸을 수 있었지만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매일 운동을 했고, 이제는 부대 운동장 트랙 한 바퀴를 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며 “여러분도 어떠한 상황에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영함 장병들은 해군을 떠나는 석 선장을 향해 박수와 꽃다발로 화답하며 ‘아덴만 영웅’의 마지막 길을 환송했다.
이날 퇴직 기념행사를 주관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석 선장에게 감사장을 직접 전달하고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부 총장은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석해균 선장의 모습은 우리 군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감동을 주었다”며 “그동안 안보교육교관으로서 장병들에게 불굴의 용기를 심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1970년 4월부터 1975년 8월까지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며 처음 해군과 인연을 맺었다. 올해로 꼬박 50년째다. 군 제대 뒤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 갑판원으로 선원 생활을 시작, 이후 바다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석 선장은 2011년 1월 화물선 삼호주얼리호를 이끌고 항해하던 도중 아덴만 일대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우리 해군은 미국, 오만, 파키스탄군과 연합해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기 위한 ‘아덴만 여명작전’을 펼쳤다.
석 선장은 피랍된 현장에서도 항해 속도를 늦추거나 한국어로 상황을 전달하는 등 기지를 발휘해 작전 시간을 벌었다. 이 덕분에 구출 작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해적이 쏜 총탄에 심각한 총상을 입었다. 한국으로 이송된 뒤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게 수술받고 회복했다.
석 전 선장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해부터 해군리더십센터 교관으로 활동했다. 지난 8년간 해군 장병뿐 아니라 일반 국민·공무원·기업인을 대상으로 ‘해양안보’를 주제로 약 500차례에 걸쳐 강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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