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곡하게 부탁드리는 것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어도, 과거의 가치관에서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너무 시비를 걸지 말아 달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통합당 현역의원들이 처음 모인 의원총회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면서도 이렇게 경고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전인 지난달 27일 원외 당협위원장 대상 강연에서 “당 쇄신 작업에 대해 놀라거나 반발하지 말라”고 말한데 이어 총회에서 “시비 걸지 말라”며 잠재적 반발 세력에 재차 경고한 것.
김 위원장은 당을 쇄신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일 정식취임을 하면서 진취적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파괴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내가 꼭 이 짓(비대위원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며 “의원들 간 여러 이견이 있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특수한 목적으로 이 자리를 맡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반대해온 조경태, 장제원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모두발언을 통한 짧은 인사말에서 김 위원장은 ‘대선’이란 단어를 3차례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 이런 상황이 지속돼 2022년 3월 9일 대선을 맞이하면 이 당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합당이 대선에 적절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준비절차를 마치면 제 소임은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이 정상적 궤도에 올라 대선을 치룰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 드린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의총 후 ‘파괴적 혁신’ 등 구상을 묻는 질문에 “나중에 얘기할 테니 기다리라”고만 했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나름의 카드를 다 구상해 놓고 공개할 시점을 기다리는 것 같다. 다만 당에서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3일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서 이 대표와 맞붙었다가 패배한 이후로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컷오프 시켰고,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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