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방예산은 2978억 원이 삭감됐다. 2차 추경 당시 삭감된 1조4758억 원을 포함하면 두 차례 추경으로 삭감된 국방예산은 1조7736억 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국방예산(약 50조 원)의 3.6% 수준이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기획재정부가 국방부에 요청한 국방예산 삭감액은 2차 추경의 절반 수준(7000여 억 원)이었다. 이에 국방부는 국방전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규모는 2000여 억 원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전력운영비는 1442억 원, 방위력개선비는 1536억 원이 감액됐다.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계약이 지연되거나 공사 일정이 늦춰진 사업 위주로 감액을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삭감 항목은 해군 이지스함 3척에 탑재될 함대공미사일(SM-2) 도입예산으로 올해 책정된 706억 원이 모두 깎였다. 미국 내 사정으로 구매계약이 내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또 연안방어를 위한 신형고속정 사업(643억 원)과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갱도를 파괴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780억 원)도 계약 지연으로 각각 283억 원, 78억 원이 삭감됐다.
2차 추경에 이어 이번에도 국방부는 “무기 전력화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차질을 빚은 데다 예산까지 깎여 전력증강이 지연되는 건 필연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앞서 2차 추경에선 F-35A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함, 정찰위성 등 대북 핵심전력 사업비가 대폭 삭감됐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었던 훈련, 장비 도입도 추경으로 물 건너간 것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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