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대통령 대북정책 “달나라 타령” 조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8일 03시 00분


김여정 포문 연 후 연일 원색 비난… 靑 한때 “金, 기품 있고 순진” 칭찬

“달나라에서나 통할 달나라 타령.”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로 지칭하며 독자적 남북관계 구상에 대해 이같이 조롱했다. 문 대통령의 ‘문(moon)’을 겨냥해 ‘달나라’라고 표현한 것이다. 메아리도 “남조선 당국이야말로 북남(남북)관계에서 그 무엇을 해결할 만한 초보적인 능력과 의지도 없는 무지무능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똥개들이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며…”라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우리 정부를 비난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한 힐난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대북전단을 “너절한 오물조각”, 통일부 대변인의 성명을 “가을 뻐꾸기”라며 비난한 통전부는 최근 이 같은 자극적인 대남 비난 메시지가 김여정에게서 시작됐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실제로 김여정은 4일 담화에서 “똥개들은 똥개들이고 그것들이 기어 다니며 몹쓸 짓만 하니 이제는 그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했다. 김여정이 올 3월 첫 대남 비난 담화에서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 “겁먹은 개” 등 말폭탄을 쏟아낸 데 이어 4일 대남 비난 담화로 포문을 열자 북한의 대남 비난 강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6일 기사와 논평에서 “삐라 살포 놀음을 너 잘한다는 식으로 엉덩이 긁어준 남조선 당국자” “구더기를 퍼치는 쉬파리” 등의 표현으로 우리 정부에 비난을 퍼부었다.

김정은 집권 초부터 선전선동부에서 일한 김여정은 간부들이 대거 교체된 2014년경부터 선전선동부를 사실상 장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방남을 계기로 청와대 등 여권은 김여정을 “기품 있다”며 한껏 추어올렸지만 정작 대남 비방의 최전선에 선 셈이다. 2018년 9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김여정에 대해 “순진한 모습이 상당히 보였다”고 했고 김여정 방남 당시 이야기를 나눴던 여권 핵심 인사는 “확실히 기품이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북한 대외선전매체#김여정#원색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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