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두고 북한이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가 “코로나 확산을 노린 반인륜적 처사이며 백해무익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권은 박 전 의원을 향해 “괴담 좌파”, “탈북민이 바이러스 보균자라고 단정 짓는 게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괴담꾼은 우파에도 있지만 좌파에도 있다. 박지원 전 의원은 괴담 좌파가 됐다”고 적었다.
하 의원은 “북한에선 오래 전부터 ‘대북 삐라(전단)를 막으려고 삐라를 만지면 세균에 감염된다’는 괴담 선동을 해왔다”며 “이 북한 괴담을 박 전 의원이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이 친북인 건 다 아는 일이지만, 북한의 전근대적 괴담까지 똑같이 따라 할 정도로 이성이 추락한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비판은 자유이지만, 최소한의 합리성은 잃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후보) 역시 박 전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아무리 북한 편들고, 문재인 정부 편들기가 급하기로서니, 전단 보내는 탈북민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라고 단정 짓는 게 말이냐 막걸리냐”고 쏘아붙였다.
김 교수는 “사실 확인 없이 급하게 새로운 멘트를 찾다 보니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하게 된 것”이라며 “탈북민이 전단에 일부러 비말(침)을 뱉어서 북한에 코로나를 퍼트리기라도 한다는 말이냐. 문재인 정부 편, 북한 편 들어도 상식과 정도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죄 없는 탈북민 탓하지 말고, 근거 없는 코로나로 겁주지 말고, 오히려 김여정(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어른답게 점잖게 타이르고 혼내달라”고 말했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 장과 1달러(약 1200원) 지폐 2000장, 메모리 카드 1000개 등을 대형 풍선에 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곧장 담화를 내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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