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北에 저자세 의아… 끌려다녀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北의 공격에 즉답… 현명치 못해”
정세현 “軍 동원해 전단살포 막아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격해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 메시지와 관련해 8일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아무 대응을 못 하고 있는 것이 의아하다”며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대남 담화와 관련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며 “북한이 우리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우리 정부가) 거기에 마치 순응한 듯한 태도를 보이면 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아닌가 한다”라고 했다.

앞서 김여정이 4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통일부가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 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하고, 청와대가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공격을 가한다고 즉시 거기에 답을 보내는 것은 현명치 못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탈북민 단체가 25일 대북전단 100만 장을 날리겠다고 한 것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찰과 군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어차피 (대북전단을 날리는 곳이) 군사지역이라 군이 동원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그런 모양새라도 비치면 (북한도) 좀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정 수석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SNS에 “대한민국 군대를 북의 지시를 이행하는 군대로 여기는 생각 자체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북한#김종인#김여정#대북전단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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