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당대표 되면 임기 채울 것…이달 중 대선 입장 발표”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9일 21시 59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News1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News1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당대표 임기 완주’ 카드를 통해 오는 8월에 열리는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기 대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대선에 대한 공식 입장을 이달 중 밝히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대권 불출마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당대표 당선 시 임기를 채우겠다는 정도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우원식 의원(민주당)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우 의원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 당신도 6~7개월 만에 관두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제가 ‘나는 임기를 채워야지. 나는 (대권) 선두주자도 아니지 않나’라고 답을 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도들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이달 중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가 당대표 도전에 문제가 되는 것은 민주당 당헌의 대권·당권 분리 조항에 따라 2022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정권 재창출과 공정한 대선주자 관리를 위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면서도 “(전당대회가) 대선의 전초전처럼 되는 것에 불편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김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결심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도 차례로 만나 당권 도전에 대한 결심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의 이런 행보는 이번 대선에 직접 뛰어드는 것보다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실익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전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중도에 사퇴하기 보다 2년간 당을 지휘하고 정권 재창출과 동시에 거대 여당의 안정적 운영을 보여줘 차차기 대선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미 김 전 의원 주위에서는 대선 출마는 차차기로 미루고, 당대표부터 하며 입지를 넓히고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의원 측은 당대표 임기를 채우지 않고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없다고 줄곧 밝혀왔다.

김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지난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대표가 되면 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둔다는 게 지금까지 우리 입장이었다”며 “김 전 의원의 성격상 7개월 뒤에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던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전 의원의 이런 결심이 이 의원과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은 김 전 의원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이낙연 의원의 대결을 두고 ‘영호남 대결’ 등 명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전 의원이 만약 대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당대표 임기 2년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7개월 임기만 소화하게 되는 이 의원과 대비된다. 당 대표 경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막대한 선거 비용과 전 당원이 투입되는 전당대회를 7개월 만에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을 두고 대선주자의 당권 도전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177석 거대 여당으로서 대표의 책임이 더욱 엄중해진 데다, 코로나19 국난극복에 매진해야 할 당 리더십이 대권 도전 시간표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플레이어(대선 주자)가 전당대회에 도전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정권 재창출에 밀알이 돼야 할 사람이 당권이 잡는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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