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간 핫라인 등 4개 통신선 차단 “對南사업을 對敵사업 전환”
김여정 지시 따른 강경책 본격화, 靑 침묵… 통일부 “소통 유지돼야”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간 4개 통신선을 차단하고, 대남 사업을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통한 청와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 간 직통전화(핫라인)도 781일 만에 일방적으로 끊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4일 대북전단 비난이 구체적인 대남 강경 행동으로 본격화되며 2017년 한반도 위기 상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 당국과 더 이상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일 대남사업부서 사업총화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와 김여정 동지는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적 대적 사업 계획을 심의했다”고 했다.
북한이 “완전 차단하겠다”고 밝힌 통신선은 △청와대-노동당 중앙위 핫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남북 동·서해 군사통신연락선 △남북 기계실 간 시험 통신선 등 4개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경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연락을 시작으로 낮 12시 연결, 오후 4시 동·서해 통신선 연결에 무응답했다. 통일부는 오후 5시 연락사무소 마감 통화는 아예 시도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통신선 단절은)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김여정은 4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대북전단과 관련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남북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통일부는 9일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채 침묵했다. 미래통합당은 “평화는 굴종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매번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로 대남 압박에 임해 왔다.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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