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가치 부정한 것 아니다”…김종인, 수위 조절 나서나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10일 19시 24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서울지역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을 찾고 있다. 2020.6.10/뉴스1 © News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서울지역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을 찾고 있다. 2020.6.10/뉴스1 © News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중진의원들에게 “보수 가치를 폄하하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통합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중진의원 회의에서 “보수의 가치를 폄하하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켜야 한다. 지켜야 하지만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책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 후 처음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는 당내 4선 이상 9명 중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권영세·이명수·서병수·박진·홍문표 의원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중진의원은 “(김 위원장이) 보수의 가치를 갖고 가야 하지만 너무 거기에만 집중하거나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이런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 보수지만 과감한 정책도 채택해야 한다는 뜻인데 전달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뒤에 있을 대선에 초점을 맞춰서 우리가 과거에 해왔던 방향이나 생각 등을 버리고 새롭게 변해야 한다. 그래서 꼭 보수다, 진보다 나누지 말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보고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도 지금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복지체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경기·강원·충북 지역 통합당 초선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도 “보수를 버리자고 한 것이 아니다. 외연확장을 위한 말”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취임 이후 보수 이념부터 기본소득 등 급격한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당내 반발을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당내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김종인이라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와서 보수라는 단어를 지워버리려고 하느냐고 하는데 저는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물질적 자유’의 극대화를 내세우며 보편적 복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 위원장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기존 보수의 이념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9일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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